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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설교, 로마서 5:12-21,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biblia 202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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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또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순절의 시간을 지나며 우리는 십자가 앞에 더욱 깊이 나아갑니다. 이 시간은 단지 외적인 절제나 경건의 습관을 넘어, 죄에 대한 깊은 자각과 하나님의 구속에 대한 깊은 묵상을 요구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본문은 로마서 5장 12절에서 21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이 본문은 사도 바울이 아담과 그리스도를 대조하면서 인류의 죄와 구원, 사망과 생명, 정죄와 의롭다 하심을 신학적으로 깊이 있게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로마서 5:12)

이 말씀은 단순한 죄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의 실존을 규정하는 진리이며,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으심이 왜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복음의 기초입니다. 사순절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이 복음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따라 아담 안에서의 우리의 실상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생명을 함께 묵상하려 합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인류가 죄 아래 있게 되었나니 (로마서 5:12-14)

바울은 먼저 한 사람 아담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고 선언합니다. 아담은 단순한 한 인물이 아니라, 인류의 대표로서 언약적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의 범죄는 개인적 타락을 넘어, 인류 전체를 죄 아래로 끌어들이는 결정적 사건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망이 세상에 들어왔고, 그 결과로 모든 사람이 죄를 지은 자로 간주되었습니다(로마서 5:12).

이는 우리가 단지 죄를 지어서 죄인이 되었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아담 안에서 우리는 이미 죄인으로 정죄받은 자들입니다. 바울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율법이 있기 전에도 사망이 왕 노릇했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 즉, 율법이 없이도 사람들은 죽었고, 이는 그들이 본질적으로 죄 아래 있었다는 증거입니다(로마서 5:13-14).

아담은 "오실 이의 모형"이라고 말합니다(로마서 5:14). 이는 아담이 인류를 대표하여 한 행동이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쳤듯, 오실 그리스도 또한 인류를 대표하여 다른 역사를 쓸 것이라는 복음의 예표입니다. 사순절은 바로 이 아담과 그리스도의 대조 안에서, 죄와 은혜, 타락과 회복을 동시에 응시하게 합니다.

은혜는 범죄보다 더욱 크도다 (로마서 5:15-16)

바울은 이어서 두 사람—아담과 그리스도—의 차이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 은사는 그 범죄와 같지 아니하니"라고 시작하며, 아담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은 것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많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을 비교합니다(로마서 5:15).

여기서 주목할 표현은 '은사'입니다. 이는 자격 없이 거저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아담의 범죄는 인류에게 정죄를 가져왔고, 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순종은 의롭다 하심과 생명을 가져왔고, 이는 전혀 합당하지 않은 은혜입니다(로마서 5:16).

사랑하는 여러분, 십자가는 이 은혜의 정점입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으심은 우리에게 자격을 묻지 않으셨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심으로, 전혀 합당하지 않은 자들에게 의의 은사를 주셨습니다(빌립보서 2:8). 이는 계산과 교환이 아니라, 전적인 헌신이며, 하나님 자신의 사랑의 본질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의롭게 되었느니라 (로마서 5:17-19)

이제 바울은 그리스도의 순종이 무엇을 이루었는지를 보다 명확히 설명합니다.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은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로마서 5:17).

사망은 아담 안에서 왕 노릇했습니다. 모든 인간은 죽음 아래 있었고, 이 지배는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는 생명이 왕 노릇하게 됩니다. 이 대전환이 바로 십자가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셨고, 그분의 의는 우리에게 전가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의롭다 하심'의 교리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의를 이룰 수 없지만,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에게 덧입혀졌습니다. 바울은 이 놀라운 진리를 이렇게 요약합니다.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로마서 5:19). 예수님의 순종은 겟세마네의 기도에서부터 시작되어, 십자가 위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는 그 기도는, 아담의 불순종과는 정반대의 길이었습니다.

이 사순절에 우리는 다시 이 순종 앞에 서야 합니다. 그분의 순종이 나의 구원의 근거임을 인정하고, 우리 역시 그 은혜에 합당한 삶으로 순종의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로마서 5:20-21)

바울은 이제 율법의 역할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율법이 들어온 것은 범죄를 더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로마서 5:20). 율법은 죄를 드러냅니다. 마치 거울처럼 우리의 허물과 부패를 밝혀냅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율법이 죄를 드러낼수록, 하나님의 은혜는 더욱 크게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십자가는 바로 그 극치입니다. 인류의 죄악이 가장 극심하게 드러난 곳, 인간의 완악함과 무지가 절정에 달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는 가장 크고 넓게 펼쳐졌습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죄를 드러내는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를 극대화하는 현장입니다.

결국 바울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이는 죄가 사망 안에서 왕 노릇 한 것 같이 은혜도 또한 의로 말미암아 왕 노릇 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생에 이르게 하려 함이라" (로마서 5:21). 이제 우리는 사망이 아니라 생명의 지배 아래에 있습니다. 정죄가 아니라 은혜의 통치 아래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은혜의 왕국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며, 우리를 영생으로 인도합니다.

결론: 아담 안에서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자 (고린도전서 15:22)

사랑하는 여러분, 사순절은 아담의 길과 그리스도의 길을 동시에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아담 안에서 우리는 죽었습니다. 죄와 사망이 우리를 지배했고, 의에 이를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살게 되었습니다. 순종과 의로, 생명과 영광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 22절은 이렇게 ㄴ말합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고린도전서 15:22). 이 말씀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존의 전환을 말합니다. 우리는 이제 아담의 길을 떠나,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사순절, 다시 십자가 앞에 서서 우리의 실체를 보십시오. 아담 안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나,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난 나. 그리고 그 생명의 은혜 안에서 왕 노릇 하는 자로 부르심 받은 나.

이 은혜에 합당하게, 믿음과 순종으로 주님의 고난에 참여하고, 그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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